>   주만나
2025년 7월 1일
2025-06-25 11:12:47
꿈미
조회수   81

은혜 앞에서 멈출 줄 아는가

   

일시 : 202571
본문 : 출애굽기 19:14-25

 

  요즘 사회에서는 경계선이라는 개념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정신건강 분야에서는 "경계선 인격장애"가 화두가 되고, 인간관계에서도 감정의 경계선을 지키라는 조언이 자주 등장합니다. 그리고 이 경계선을 무너뜨리는 것이 문제의 시작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심리학자는 인간의 마음에도 반드시 출입금지경고가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타인이 함부로 들어와 상처를 남기지 않도록, 또 자신이 남의 삶에 무례하게 들어가지 않도록 말이죠. 하지만 우리는 자주 이 경계를 넘습니다. 인간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자꾸만 넘으려는 본성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본성은 단순한 심리학적 관찰이 아니라, 성경이 말하는 죄의 본질과 맞닿아 있습니다. 하나님이 정하신 질서와 경계 안에 살아가는 것이 인간의 복된 자리이지만, 인간은 하나님보다 앞서려 하고, 하나님의 자리에 서고 싶어 합니다.

 오늘 본문은 시내산 앞에서 하나님께서 백성들과 맺으실 언약을 준비하는 장면입니다. 그런데 그 언약의 자리는 은혜의 현장이지만 동시에 거룩의 현장이며, 따라서 백성들은 멈추어야 할 자리를 분명히 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과연 그 자리에서 멈출 줄 아는가? 하나님께서 정하신 선을 지키며, 그 앞에 겸손히 설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이것이 오늘 본문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입니다.

 

1. 거룩 앞에서 준비하라

  본문 14절과 15절을 읽겠습니다. “14 모세가 산에서 내려와 백성에게 이르러 백성을 성결하게 하니 그들이 자기 옷을 빨더라 15 모세가 백성에게 이르되 준비하여 셋째 날을 기다리고”(14-15) 시내산 앞에서 하나님이 임재하실 준비는 단순한 형식이 아니었습니다. 백성들은 옷을 빨고, 자신을 성결하게 해야 했습니다. 단순한 청결이 아니라 영적 정결함을 요구하신 것입니다. 왜일까요? 하나님은 거룩하신 분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임재는 아무렇게나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은혜는 값없는 것이지만, 결코 싸구려가 아닙니다. 하나님의 거룩 앞에서는 준비와 두려움이 필요합니다. 예수님께서도 비유 가운데 종들이 주인이 돌아올 시간을 알지 못하므로 항상 깨어 준비하라고 하셨습니다. 오늘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이 언제, 어떻게 역사하실지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하나님은 그분의 때에 임하시며, 그 앞에 서기 위해 우리는 매일 준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준비는 단지 종교적 의무나 행위가 아닙니다. 날마다 나의 죄를 돌아보며, 성령의 도우심으로 회개하고 돌이키는 삶입니다. 우리는 단지 거룩을 흉내 내는 사람이 아니라, 거룩을 사모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2. 은혜의 경계, 거룩의 울타리

  본문 21절을 읽겠습니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내려가서 백성을 경고하라 백성이 밀고 들어와 나 여호와에게로 와서 보려고 하다가 많이 죽을까 하노라”(19:21) 하나님은 모세에게 다시 경고하십니다. 백성들이 하나님의 거룩 앞에 무지하게 다가오다가 죽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분명히 을 그어주셨습니다. ‘거기까지!’라고 말입니다. 이 말씀은 하나님이 무서운 분이라는 선언이 아닙니다. 오히려 하나님께서 인간의 한계를 아시고 보호하시는 사랑의 표현입니다. 경계를 설정하신 이유는 멸망시키시려는 것이 아니라, 살리시기 위함입니다. 그러나 백성들이 이 선을 무시하고 넘으려 하면, 은혜가 파괴되고, 사랑이 심판으로 바뀌게 되는 것입니다. 이 장면은 마치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하와에게 "선악과를 먹지 말라"고 하신 하나님의 명령을 떠올리게 합니다. 하나님은 그들에게 자유를 주셨지만, 동시에 지켜야 할 을 주셨습니다. 그 선은 인간을 제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울타리였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그 울타리를 벗어났고, 그 결과는 죽음이었습니다.

 오늘 우리도 하나님 앞에서 살아가며, 하나님이 정하신 경계를 존중하고 있는가를 물어야 합니다. 내 뜻대로 믿고, 내 방식대로 순종하며, ‘하나님도 결국 내 방식 안에 순응해야 한다고 여긴다면, 그것은 이미 거룩을 잃은 상태입니다. 은혜를 이용하려는 죄의 태도는, 은혜를 깨뜨리게 됩니다.

 

  출애굽기 19장은 언약을 맺기 전, 하나님이 거룩히 임하시는 장면으로, 온 백성에게 두려움과 경외를 가르치는 장입니다. 이 장면은 단지 구약의 옛 이야기로 끝나지 않습니다. 히브리서 12장은 이 시내산 사건을 신약의 복음과 연결시키며 이렇게 말씀합니다. “너희는 만질 수 있고 불이 붙는 산 ... 시내산에 이른 것이 아니요 ... 오직 너희가 이른 곳은 시온산과 살아계신 하나님의 도성...”(12:18-22) 즉 우리는 시내산에서처럼 멀리 서 있는 백성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품 안에 들어온 자입니다. 그러나 그 거룩은 여전하며, 오히려 더 깊어졌습니다. 왜냐하면 그 거룩이 십자가를 통해 우리를 덮고, 우리를 하나님의 자녀로 삼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은혜는 방종이 아니라, 더욱 진지한 경외를 요구합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두려움을 없애지만, 거룩함은 여전히 우리를 숙연하게 만듭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멈출 줄 아는가, 그분보다 앞서지 않고, 그분이 정하신 선을 존중하며, 그 앞에 매일 회개하며 준비하는가, 이 질문 앞에 오늘, 다시 십자가를 바라봅시다. 우리의 죄를 짊어지고 그 거룩을 감당하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두려움이 아닌 사랑으로, 그러나 진지한 경외로 하나님께 나아가길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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