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방법으로 일하시는 하나님
일시 : 2026년 10월 28일
본문 : 사도행전 9:10-19
현대 첨단 과학과 정밀 공학의 세계에서 아무리 정밀하게 설계된 로켓이나 첨단 반도체라 할지라도, 아주 미세한 오차 범위 내에서 작동하도록 계산됩니다. 그런데 인간의 삶은 어떻습니까? 우리가 아무리 철저하게 인생의 스케줄표를 짜고, 미래를 대비한 플랜 A, 플랜 B를 마련해 두어도, 삶은 단 한 번도 우리가 계산한 공식과 오차 안에서만 흘러가지 않습니다. 예상치 못한 순간에 건강에 균열이 생기고, 잘 나가던 사업의 길이 갑자기 꽉 막히며, 믿었던 사람과의 관계가 한순간에 꼬여버립니다.
오늘 본문에 등장하는 사울이라는 인물이 정확히 그러했습니다. 그는 스스로 자기 인생의 주도권을 쥐고 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목표를 눈앞에 두고 모든 것이 무너졌습니다. 그럴 때 우리의 계산을 뛰어넘어 일하시는 하나님의 완벽한 타이밍과 우리 인생을 정금같이 빚어가시는 하나님의 거룩한 손길을 마주하게 됩니다.
1. 하나님께서 신뢰하시는 순종의 사람
하나님께서 사울의 눈을 뜨게 하시고 그에게 사명을 주시기 위해 '아나니아'라는 제자를 보내시기로 작정하셨습니다. 아나니아는 지극히 경건하고 평범한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삶이 빛났던 이유는 그가 하나님의 거룩한 계획 속에서 주님의 신뢰를 받는 '순종의 통로'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주님이 신뢰하시는 한 사람을 통해 한 시대의 위대한 사도가 일어서게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주님께서 여러분을 바라보시며 이런 신뢰를 가지고 계실까요? "내가 그에게 어떤 고난을 요구하든, 내 뜻을 위해 무엇을 내려놓으라 하든, 그는 '주여, 내가 여기 있나이다' 하고 순종할 사람이다."라고 말씀하실까요? 참된 제자도는 내가 하나님을 얼마나 믿느냐의 문제를 넘어, 하나님이 나를 신뢰하실 수 있느냐의 문제로 확장됩니다.
그런데 아나니아의 순종이 처음부터 쉬웠던 것은 아닙니다. 13절과 14절에서 아나니아는 자신의 솔직한 두려움을 토로합니다. 사울이 예루살렘에서 주님의 성도들에게 얼마나 큰 해를 끼쳤는지, 대제사장의 권한을 받아 다메섹까지 와서 성도들을 결박하려 한다는 소문이 파다했기 때문입니다. 인간적인 상식과 감정으로는 도저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자리였습니다. 그때 주님이 말씀하십니다. “주께서 이르시되 가라 이 사람은 내 이름을 이방인과 임금들과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전하기 위하여 택한 나의 그릇이라”(15절) 이 한 마디에 아나니아는 모든 인간적인 계산과 두려움, 거부감을 내려놓고 유다의 집으로 달려갑니다. 그리고 사울에게 손을 얹으며 던진 첫 마디가 무엇입니까? "형제 사울아!"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사울은 자신과 교회를 잔멸하려던 원수였습니다. 스데반을 돌로 쳐 죽일 때 당연하게 여기며, 피도 눈물도 없이 성도들을 옥에 가두던 잔인한 박해자였습니다. 어쩌면 아나니아가 아끼던 믿음의 지인들 중 누군가가 사울의 손에 끌려가 감옥에 갇혀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아나니아는 그를 향해 "이 나쁜 놈아, 꼴좋다. 벌 받았다."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주님이 그를 선택하셨고 변화시키셨다는 말씀을 믿자마자, 과거의 모든 죄악과 상처를 덮고 "형제 사울아."라고 부른 것입니다.
교회는 어떤 곳입니까? 과거의 허물과 자국을 따져 묻는 법정이 아닙니다. 그리스도의 보혈 아래에서 새로워진 피조물을 "형제여, 자매여."라고 부르며 받아주는 은혜의 공동체입니다. 내가 누군가보다 더 경건하고, 더 오랫동안 봉사했더라도, 주님이 다른 이를 택하여 세우실 때 질투나 시기 없이 기꺼이 그의 배경이 되어주는 따뜻한 은혜의 시선을 품길 바랍니다.
2. 캄캄한 시간 속에서 정금같이 빚으시는 하나님
평생 자기 눈으로 세상을 똑똑히 보고, 자기 의지와 지식으로 당당하게 길을 개척하던 사울이 한순간에 소경이 되었습니다. 사람의 손에 끌려 다메섹으로 들어가 사흘 동안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며 깊은 절망과 깨어짐을 경험합니다. 왜 하나님은 사울을 만나주신 그 즉시 눈을 뜨게 하지 않으시고, 사흘 동안의 어둠 속에 가두어 두셨을까요? 그리고 훗날 그를 왜 아라비아 광야로 보내어 3년이라는 긴 침묵의 시간을 지나게 하셨을까요? 하나님은 사울을 쓰시되, 재료나 크기를 보지 않으셨습니다. 금 그릇이냐 은 그릇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주님이 거룩하게 쓰실 수 있는 '깨끗한 그릇', '주님의 소유가 된 그릇'이 되는가에 관심이 있으셨습니다.
오늘 우리 인생에도 사울의 이 '사흘', 혹은 '3년의 광야'와 같은 캄캄한 터널이 찾아옵니다. "하나님, 저를 부르셔 놓고 왜 이런 어둠 속에 방치하십니까? 왜 제 길을 막으십니까?"라며 눈물로 기도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기억하십시오. 내가 깨어지고, 내가 낮아지고, 마치 내가 완전히 죽어버리는 것 같은 그 캄캄한 순간이야말로, 하나님께서 나를 순도 100%의 정금으로 빚어가시는 가장 거룩한 시간입니다. 우리가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손을 놓고 있는 그 어둠의 시간 뒤편에서, 하나님은 이미 '아나니아'라는 돕는 손길을 준비하고 계셨고, 훗날 그가 외롭고 두려울 때마다 사도의 길을 열어줄 '바나바'를 완벽하게 준비하고 계셨습니다. 하나님의 계산은 언제나 정확합니다. 비늘이 벗겨진 사울은 지체하지 않고 19절에서 20절로 나아갔습니다. 구원받은 자리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즉시 회당으로 달려가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증언하기 시작했습니다. 캄캄한 어둠을 통과하여 정금으로 빚어진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복음의 야성과 역동성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여러분의 삶은 어디에 위치해 있습니까? 혹시 앞길이 막혀 캄캄한 어둠 속을 지나며 "하나님, 왜 저를 이 터널에 가두셨습니까?"라고 탄식하고 있는 성도가 있습니까? 내 힘과 내 의지가 무너지는 그 자리가 바로 하나님의 거룩한 손길이 나를 정금같이 빚어가시는 은혜의 현장입니다. 내 자아가 죽을 때 비로소 내 안에 내 의가 아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능력만 남게 됩니다. 하나님의 타이밍을 신뢰하십시오. 여러분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느낄 때도 하나님은 여전히 일하고 계시며, 여러분의 미래를 위해 아나니아 같은 돕는 손길을 이미 준비해 두고 계십니다.
또한 주님께서 우리에게 "가라" 말씀하실 때, 세상의 눈이나 인간적인 상식을 내려놓고 "주여, 내가 여기 있나이다."라고 순종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내 주변에 상처를 준 사람, 무서운 과거를 가진 사람일지라도 그리스도의 보혈 안에서 "형제여, 자매여."라고 부르며 받아주는 아나니아의 사랑을 품으십시오. 오늘 우리가 구원의 은혜에 감사하는 자리에만 멈추지 않고, 세상 속으로 담대히 나아가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라" 증언하는 거룩한 복음의 통로로 쓰임 받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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