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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27일
2026-10-23 16:08:41
꿈미
조회수   59

어둠 속에서 만난 은혜

 

일시 : 2026년 10월 27일
본문 : 사도행전 9:1-9

 

 

빛은 너무 강하면 오히려 사람의 눈을 멀게 만듭니다. 빛이 모자라도 앞이 보이지 않지만,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압도적인 빛 앞에서도 인간의 시신경은 마비되고 맙니다. 우리가 삶에서 붙잡고 있는 수많은 계획과 열정도 이와 비슷합니다. 내가 옳다고 믿는 방향을 향해 맹렬히 달려갈 때, 우리는 스스로를 온전히 보고 있다고 착각하지만, 실상은 자신이 만든 단단한 열심의 그늘에 가려 진짜 중요한 것을 보지 못하는 상태에 빠지곤 합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역시 때때로 예기치 못한 인생의 ‘다메섹 도상’을 만납니다. 건강의 문제, 사업의 위기, 관계의 절벽, 혹은 나 스스로에 대한 깊은 실망감 앞에 서게 됩니다. 내가 가진 자원과 열심으로 어떻게든 미래를 열어보려 하지만, 갑자기 앞이 보이지 않고 손을 끌어주는 사람에게 의지하지 않으면 한 걸음도 뗄 수 없는 무력한 순간을 맞이합니다.

오늘 본문에 등장하는 사울이라는 인물이 정확히 그랬습니다. 그는 스스로 완벽한 확신과 정당성을 가지고 다메섹으로 달려가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가 가진 모든 주도권과 통제력을 한순간에 내려놓게 만드십니다.

 

1. 자격 없는 자에게 임한 조건 없는 은혜

 

본문의 사울은 어떤 상태였습니까? 스데반의 죽음을 마땅히 여기고, 예수 믿는 사람들을 잔멸하기 위해 위협과 살기가 등등했던 사람이었습니다. 오늘날 표현으로 하자면 ‘답이 없는 사람’, 결코 달라질 가능성이 전혀 없어 보이는 사람이었습니다. 인간적인 눈으로 볼 때 그는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 마땅한 자였지, 결코 은혜나 부르심을 받을 자격이 없는 존재였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그를 향해 찾아오셨습니다. 그리고 그를 심판하여 멸망시키시는 대신, 그의 이름을 따뜻하게 두 번 부르십니다. “사울아, 사울아!”

우리는 늘 종교적인 조건주의에 빠지기 쉽습니다. 내가 어느 정도 자격을 갖추어야 하나님이 나를 쓰실 것이라 생각하고, 내 삶에 실패나 허물이 있으면 하나님이 나를 떠나셨을 것이라 지레 지레짐작합니다. 그러나 사울의 부르심이 증명하는 진리는 명확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나쁜 놈이었고, 바뀔 가능성이 전혀 없어 보이던 사울을 부르셔서 이방인의 사도로 삼으셨습니다. 구원과 부르심은 나의 자격이나 성품에 달려 있지 않습니다. 오직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입니다.

 

2. 캄캄한 어둠 속, 나를 정금같이 빚으시는 하나님

 

다메섹 도상에서 빛을 만난 사울은 눈을 떴으나 아무것도 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사흘간 그는 식음을 전폐한 채 캄캄한 어둠 속에 갇혀 있었습니다. 당대 최고의 학자이자 스스로 완벽하다고 믿었던 사울이 다른 사람의 손에 끌려다니는 신세가 된 것입니다. 이 사흘은 사울에게 어떤 시간이었을까요? 그의 삶에서 가장 고통스럽고, 수치스럽고, 자존심이 깨어지는 시간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영적인 시선으로 볼 때, 이 시간은 사울이 비로소 깨어지고 죽는 은혜의 시간이었습니다.

우리는 깨어짐의 과정을 두려워합니다. 하지만 금이 뜨거운 용광로에 들어가서 불순물이 빠져나와야 순도 99.9%의 ‘정금’으로 제련되는 것처럼, 하나님은 우리 삶의 어둠과 깨어짐을 통해 우리를 정금같이 빚어 가십니다. 사울이 눈이 멀어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을 때, 그가 붙잡을 수 있었던 것은 오직 단 하나, 그에게 찾아오셔서 주신 하나님의 말씀뿐이었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고 내 힘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 순간이 바로, 내가 힘을 빼고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을 온전히 붙잡게 되는 순간입니다. 내가 어둠 속에 있을 때 하나님은 쉬고 계신 것이 아닙니다. 견디는 힘은 내 의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나를 향한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에서 나옵니다.

 

오늘 본문의 사울처럼, 혹시 여러분도 지금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캄캄한 터널을 지나고 있습니까? “왜 내 삶에 이런 시련이 찾아왔을까?”, “왜 내 뜻대로 일이 풀리지 않고 멈추어 섰을까?” 질문하며 낙심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기억하십시오.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모든 무기력과 버림받는 어둠을 몸소 다 담당하셨기에, 오늘 우리가 겪는 어둠은 결코 우리를 망하게 하는 심판이 아닙니다. 나를 정금같이 빚어내시는 하나님의 거룩한 손길입니다. 자격 없는 나를 부르셔서 구원해 주신 그 전적인 은혜가 지금도 여러분의 삶을 붙들고 있습니다. 가장 완벽한 하나님의 타이밍에 여러분의 미래를 열어주실 것입니다. 나를 부르신 은혜를 기억하고 회복하여, 말씀 안에서 소망으로 일어서는 복된 삶을 살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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