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감사, 보이지 않는 하나님 나라
일시 : 2025년 12월 9일
본문 : 누가복음 17:11-23
오늘 우리는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는 길목에서 일어난 두 가지 중요한 사건을 같이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첫째는 열 명의 나병환자를 고치신 기적과 그들의 극명한 반응이며, 둘째는 바리새인들에게 하나님 나라의 본질에 대해 가르치신 말씀입니다. 이 두 가지 사건은 외견상 달라 보이지만, 우리에게 하나님의 임재와 사역을 어떻게 바라보고 반응해야 하는가에 대한 동일한 교훈을 줍니다. 우리는 눈앞에 펼쳐진 기적과 표적만을 좇아 외적인 변화에만 만족하는 자가 아니라, 은혜를 베푸신 하나님께 돌아와 감사하며, 이미 우리 마음속에 임재하신 하나님 나라를 누려야 합니다.
1. 이방인처럼 주님께 돌아와야 합니다.
오늘 본문 11-14절은 열 명의 나병환자가 예수님을 만나 깨끗함을 받은 놀라운 기적을 기록합니다. "보시고 이르시되 가서 제사장들에게 너희 몸을 보이라 하셨더니 그들이 가다가 깨끗함을 받은지라"(14절). 나병환자들은 고통 속에서 절규하는 중에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율법대로 제사장에게 몸을 보이도록 순종을 명령하셨습니다. 그들은 제사장에게 가는 길에 깨끗함을 받았습니다. 분명 모두가 깨끗함을 받았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게 아주 분명하게 깨끗함을 받았습니다. 이 기적이 참 놀라운 일인데 이어지는 이야기는 더 놀랍습니다. 열 명이 고침을 받았습니다. 깨끗함을 받은 열 명 중 아홉 명은 자신의 삶이 회복된 기쁨에 취해 그 은혜를 베푸신 예수님께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문맥을 봤을 때 이 아홉 명은 아마 당시 종교적으로 '정통'이라고 여기던 유대인들이었을 것입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말씀대로 제사장에게 몸을 보임으로써 정결의 의무를 다했습니다. 즉, 그들은 은혜라는 선물만 누리고, 은혜의 근원이신 주님과는 더 이상의 인격적인 관계를 맺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에게 치유는 '당연히 받아야 할 축복'으로 여겨졌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오직 한 사람만이 큰 소리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예수님의 발아래 엎드려 감사했습니다. 그는 유대인들이 멸시하던 사마리아 사람, 곧 이방인이었습니다. 종교적, 사회적 소수자였던 이 한 사람만, 받은 은혜에 감격하여 다시 주님께 돌아오는 결정적인 순종을 보인 것입니다. 예수님은 물으셨습니다. "17 열 사람이 다 깨끗함을 받지 아니하였느냐 그 아홉은 어디 있느냐 18 이 이방인 외에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러 돌아온 자가 없느냐"(17-18절) 이 질문은 예수님께서 오늘 우리에게 던지시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혹시 '은혜만 누리는 유대인'처럼 살고 있지는 않습니까? 우리는 기도 응답, 건강, 형통이라는 선물에는 감사하지만, 그 선물에 취해 살다 보니 정작 그 선물을 주신 하나님께 돌아와 삶의 예배와 헌신으로 영광을 돌리는 일에는 소홀하지는 않습니까? 사마리아인의 감사가 위대한 이유는, 그가 단지 치유라는 결과에 만족하지 않고, 은혜의 근원이신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났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이 이방인에게 "일어나 가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느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19절). 나머지 아홉 명은 '몸의 구원'을 받았지만, 이 한 사람은 감사를 통해 '영혼의 구원'을 완성한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가 다 셀 수 없는 은혜를 받은 사람들입니다. 나병을 고침 받은 것보다 더 큰 기적을 이미 경험한 우리입니다. 우리가 받은 수많은 은혜를 헤아리며, 선물보다 선물 주신 분께 집중하기를 바랍니다. 은혜만 누리고 떠난 아홉 명의 유대인이 아니라, 은혜를 베푸신 주님 앞에 돌아와 감사로 우리의 믿음을 완성하고 영원한 구원에 이르는 복된 삶을 살아가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오늘 하루는 주님께 돌아가는 하루가 되어야 합니다.
2. 이미 임한 하나님 나라를 누려야 합니다.
예수님은 하나님 나라를 기다리는 바리새인들에게 "하나님 나라는 볼 수 있게 임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씀하신 후, 제자들에게 더욱 깊은 영적 현실을 말씀하십니다. 본문 22절입니다. "때가 이르리니 너희가 인자의 날 하루를 보고자 하되 보지 못하리라" 여기서 '인자의 날 하루'란 예수님께서 권능으로 통치하시는 영광스러운 날, 고통이 사라지고 악이 심판받는 시원한 승리의 날을 의미합니다. 우리 역시 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너무나 힘들고 지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주님, 딱 하루만이라도 주님의 강력한 기적을 보고 싶습니다. 주님이 살아계신 증거를 눈으로 확인하고 싶습니다"라고 갈망합니다. 하지만 오늘 말씀을 보면 예수님은 냉정하게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보고자 하되 보지 못하리라." 우리가 원하는 때에, 우리가 원하는 방식의 기적적인 '하루'는 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불안해하며 "보라 여기 있다, 보라 저기 있다." 하며 눈에 보이는 표적을 찾아 헤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보지 못하리라" 하신 것은 절망을 주시기 위함이 아닙니다. 이것은 눈에 보이는 '하루의 기적'보다 더 크고 놀라운 '영원한 현실'을 깨닫게 하시기 위함입니다. 그것이 바로 21절의 말씀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 안에 있느니라." 분명하게 우리 주님께서는 이 선포를 먼저 하셨습니다. 비록 내 눈앞에 홍해가 갈라지는 기적은 보이지 않고, 당장 내 삶의 문제가 해결되는 '인자의 날'은 요원해 보일지라도, 실상은 다릅니다. 하나님 나라는 이미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 가운데, 그리고 성령님을 통해 우리 안에 이미 임하여 있습니다. 이것이 그리스도인이 누릴 수 있는 역설적인 신비입니다. 세상은 눈에 보이는 증거를 내놓으라 하지만, 우리는 보이지 않는 하나님 나라를 품고 사는 사람들입니다. 우리가 고난 중에도 평안을 누린다면, 하나님 나라가 임한 것입니다. 우리가 원수를 용서하고 사랑한다면, 하나님 나라가 통치하고 있는 것입니다. 요동치고 불안한 세상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굳건하게 믿음으로 살아갈 수 있다면 이미 우리는 하나님 나라의 사람입니다. 우리가 보이지 않는 주님을 믿고 오늘을 묵묵히 살아간다면, 우리는 이미 그 나라를 살고 있는 것입니다.
눈에 보이는 '하루'가 없다고 낙심하지 마십시오. 기적을 찾아 여기저기 기웃거리지 마십시오. 주님은 멀리 계시지 않습니다. 이미 우리 안에, 우리의 가정 안에, 우리 교회 안에 성령으로 와 계십니다. 저와 여러분이 보고자 해도 보지 못하는 외적 현상을 좇는 신앙이 아니라, 이미 내 안에 와 계신 주님을 신뢰함으로 오늘을 천국으로 살아내기를 바랍니다.
말씀을 마무리합니다. 오늘 우리는 은혜를 받은 자의 바른 태도와 하나님 나라의 참된 본질을 확인했습니다. 우리는 받은 선물에 만족하고 떠나버린 아홉 명의 유대인이 아니라, 감사로 주님께 돌아와 영광 돌리는 사마리아인이 되어야 합니다. 또한, 당장 눈앞에 기적적인 '인자의 날'이 보이지 않아도 낙심하거나 흔들리지 말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나라는 볼 수 있게 임하는 것이 아니요, 이미 우리 안에 성령으로 임하여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 눈에 보이는 증거가 없더라도 내 안에 계신 주님을 신뢰하십시오. 이미 임한 하나님 나라를 누리며 감사의 제사를 드리는 복된 하루를 보내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 번호 | 제목 | 작성자 | 등록일 | 조회수 | 첨부 파일 |
|---|---|---|---|---|---|
| 공지 | 설교문은 참고용 자료입니다. | 꿈미 | 2019-09-07 | 976 | |
| 3704 | 2025년 12월 13일 | 꿈미 | 2025-12-08 | 13 | |
| 3703 | 2025년 12월 12일 | 꿈미 | 2025-12-08 | 21 | |
| 3702 | 2025년 12월 11일 | 꿈미 | 2025-12-08 | 21 | |
| 3701 | 2025년 12월 10일 | 꿈미 | 2025-12-08 | 48 | |
| 3700 | 2025년 12월 9일 | 꿈미 | 2025-12-04 | 64 | |
| 3699 | 2025년 12월 8일 | 꿈미 | 2025-12-04 | 56 | |
| 3698 | 2025년 12월 7일 | 꿈미 | 2025-12-04 | 44 | |
| 3697 | 2025년 12월 6일 | 꿈미 | 2025-12-04 | 47 | |
| 3696 | 2025년 12월 5일 | 꿈미 | 2025-12-01 | 73 | |
| 3695 | 2025년 12월 4일 | 꿈미 | 2025-12-01 | 61 | |
| 3694 | 2025년 12월 3일 | 꿈미 | 2025-11-28 | 73 | |
| 3693 | 2025년 12월 2일 | 꿈미 | 2025-11-28 | 66 | |
| 3692 | 2025년 12월 1일 | 꿈미 | 2025-11-28 | 66 | |
| 3691 | 2025년 11월 30일 | 꿈미 | 2025-11-25 | 60 | |
| 3690 | 2025년 11월 29일 | 꿈미 | 2025-11-24 | 5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