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의 자세
일시 : 2025년 12월 8일
본문 : 누가복음 17:1-10
오늘 우리가 함께 읽은 말씀은 예수님께서 곧 닥쳐올 고난을 앞두고 제자들이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종으로서 어떤 태도로 사명을 감당해야 하는지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루신 내용입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은 크게 두 가지 부분으로 나뉩니다. 첫째는 신앙 공동체 안에서 지켜야 할 관계에 대한 부분입니다. 이는 실족하게 하는 문제, 용서의 문제, 그리고 믿음의 능력에 대한 것입니다. 또 다른 부분은 이 모든 것을 행하는 제자들의 근본적인 자세입니다. 그 자세는 주인의 명령을 받은 종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가를 보여줍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 그리스도인이 삶의 현장에서 피할 수 없는 문제들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그리고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가져야 할 참된 종의 겸손하고 순종적인 자세가 무엇인지 크게 두 가지를 가지고 함께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1. 믿음으로 관계를 세워야 합니다.
오늘 본문 1절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충격적인 경고를 하십니다. "실족하게 하는 것이 없을 수는 없으나 그렇게 하게 하는 자에게는 화로다." 여기서 '실족하게 하는 것'은 단순한 넘어짐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신앙을 파괴하거나 죄에 빠지게 하는 모든 행위를 의미합니다. 예수님은 이 죄가 얼마나 심각한지, 2절에서 차라리 연자 맷돌을 목에 매고 바다에 던져지는 것이 낫다고 말씀하심으로써 경고의 수위를 극대화하십니다. 이처럼 타인을 죄에 빠지게 하는 것은 하나님 앞에서 가장 무거운 죄 중 하나입니다.
이어서 예수님은 용서의 규범을 말씀하십니다. 3-4절입니다. "3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라 만일 네 형제가 죄를 범하거든 경고하고 회개하거든 용서하라 4 만일 하루에 일곱 번이라도 네게 죄를 짓고 일곱 번 네게 돌아와 내가 회개하노라 하거든 너는 용서하라." 우리의 인간적인 감정으로는 하루에 일곱 번씩 죄를 짓고 돌아오는 형제를 용서하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용서할 수 있는 이유, 용서해야만 하는 이유는 예수님께서 우리를 대하실 때 용서의 한계를 두지 않으셨기 때문입니다. 이는 우리가 하나님의 무한한 용서를 받았기에, 우리도 그 사랑으로 형제를 용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하나님의 성품을 우리 삶에서 구현하라는 명령입니다.
이 엄중한 가르침을 들은 제자들은 5절에서 주님께 간구합니다. "우리에게 믿음을 더하소서." 제자들은 예수님의 명령을 들으며 중요한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처럼 무거운 책임과 끝없는 용서의 명령을 수행하는 것은 인간의 힘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께서 주시는 믿음으로만 가능하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렇기에 믿음을 주시기를 간청합니다.
예수님은 6절에서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도 그 능력이 얼마나 강력한지 말씀하십니다. "너희에게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이 있었더라면 이 뽕나무더러 뿌리가 뽑혀 바다에 심기어라 하였을 것이요 그것이 너희에게 순종하였으리라." 우리의 믿음의 크기가 아무리 작을지라도, 그 믿음의 대상이신 하나님은 크시기에, 우리의 연약한 믿음으로도 공동체 안에서 실족하지 않게 하고, 끝없이 용서하며, 놀라운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우리의 삶의 현장, 교회와 가정과 직장에서 피할 수 없는 관계의 문제 속에서, 우리가 의지할 것은 우리의 능력이나 감정이 아니라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겨자씨 한 알만 한 순전한 믿음입니다. 누군가를 실족하게 하지 않는 것, 누군가를 용서하는 것, 모든 것이 믿음 안에서 이뤄져야 합니다. 오늘 하루 하나님께서 주시는 믿음으로 관계를 세우고 용서하며, 공동체를 지켜내기를 축복합니다.
2. 마땅히 할 일을 한다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이어지는 본문 7-10절은 예수님의 가르침 가운데 가장 강력한 교훈 중 하나인 ‘종의 태도에 대한 비유’입니다. 예수님은 밭에서 일하고 돌아온 종이 주인을 섬기는 상황을 예로 드십니다. “9 명한 대로 하였다고 종에게 감사하겠느냐 10 이와 같이 너희도 명령 받은 것을 다 행한 후에 이르기를 우리는 무익한 종이라 우리가 하여야 할 일을 한 것뿐이라 할지니라”(9-10절). 이 비유의 핵심은, 주인의 명령을 수행한 종에게 특별한 보상이 주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종이 하루 종일 밭에서 일한 후에도, 주인보다 먼저 앉아 쉬거나 대접을 받지 못합니다. 오히려 옷을 단정히 입고 다시 주인의 식사를 수종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봉사를 마친 후에 종이 고백해야 할 자세가 바로 ‘우리는 무익한 종이라, 우리가 하여야 할 일을 한 것뿐이라’는 것입니다. 이 말씀은 하나님의 종인 우리에게 깊은 영적 교훈을 줍니다.
순종은 당연한 의무입니다. 우리가 교회에서, 혹은 세상에서 어떤 봉사를 하든, 그것이 아무리 크고 중요한 일이라 할지라도, 그것은 우리가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사명이며 마땅히 해야 할 일입니다. 우리는 수고하면 그에 맞는 대우를 받고 싶어 합니다. 그러다 보니 때로는 우리의 수고가 하나님과 협상을 하는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순종과 헌신은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받은 자로서, 주님의 명령을 수행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이자 특권이지, 특별히 자랑할 만한 공로가 아닙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무언가를 했다고 해서 보상이나 칭찬을 기대하지 말아야 합니다. 박수쳐 주는 사람이 없으면 서운해지는 것이 자연스런 우리의 본성이지만 우리는 수고와 봉사에 대해 세상적인 보상이나 사람들의 칭찬을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의 상급은 오직 하나님께 있으며, 우리는 단지 하나님께서 명령하신 것을 충성스럽게 수행하는 '무익한 종'일 뿐임을 겸손히 인정해야 합니다. 여기서 '무익한 종'이란 가치가 없다는 뜻이 아니라, 우리를 통해 주님의 뜻이 이루어졌을 뿐, 우리가 스스로의 공로로 무언가를 이룬 것이 없음을 고백하는 철저히 겸손한 자세를 의미합니다. 단순히 쓸모없다는 부정적인 의미가 아닌, 주인에게 추가적인 이익을 가져다 주지 못하는 상태라는 의미입니다. 아무리 열심히 한다고 해도 마땅히 해야 할 일이기에 하나님께 더 큰 대우나 큰 상을 요구할 자격이 없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하루 무익한 종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가길 축복합니다. 오늘 이 시간, 우리는 주님께 고백해야 합니다. 우리의 사역, 우리의 섬김, 우리의 봉사가 주님의 은혜 안에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었음을 말입니다. 이 겸손한 '마땅히 할 일을 한 것뿐'이라는 고백이야말로 하나님께서 가장 기뻐하시는 종의 자세임을 믿길 바랍니다. 오늘 하루 그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가십시오. 하나님께서 선물로 주신 시간, 선물로 주신 하루를 후회 없이 아름답게 살아가십시오. 우리 자신이 아니라 하나님을 위해 그렇게 살아가며, 우리는 고백해야 합니다. “저는 무익한 종입니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말씀을 마무리합니다. 오늘 우리는 하나님의 종의 자세에 대해 함께 나눴습니다. 우리는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으로 형제를 실족하게 하지 않으며, 끝없이 용서함으로써 관계를 세워나가야 합니다. 동시에, 우리가 감당하는 모든 봉사와 순종의 삶에 대해 무익한 종임을 고백하며, 마땅히 할 일을 한 것뿐이라고 겸손히 고백해야 합니다. 오늘 하루의 삶 속에서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혹시나 나의 공로를 내세우고 싶은 마음이 생길 때마다, "우리는 무익한 종입니다. 마땅히 할 일을 한 것뿐입니다."라고 고백하며 겸손과 섬김의 자세를 지키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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